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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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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련 | 등록일 | 2024.12.22 | 조회수 | 374 |
1960-70년대 그 시절 대부분이 그랬듯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한 집에 태어났으나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IMF도 이겨내며 뭐든 할 수 있을 곳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을 지나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음을 느낀 지난 몇 년이었습니다. 1978년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45년 세월을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좋은 사람들의 도움과 배려 속에 성장하던 나는 이제 직장에서 내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아니면 30년이 될지 모르는 나의 여생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건강한 동안에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할 수 있다고 믿었으나 그 자신감은 점차 초조함과 불안감 그리고 무력감으로 바뀌었습니다. 먼저 퇴직한 비슷한 처지의 지인들이 단순 노무직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 앞에 당황스러웠고, 사회에서 거부당한 것 같은 느낌에 야속하게도 느껴졌습니다. 2023년 초,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냉정하게 나의 모습을 바라봐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 선배님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전기기사 자격증으로 전기안전관리자 업무를 하고 계신 70대 후반의 선배님은 같은 연세의 다른 선배님들보다 피부도 맑고 정신적으로도 언제나 힘이 있었습니다.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건강한 동안 일자리 걱정이 없다면서 자격증 취득을 권유해 주셨고 그 분의 말씀을 듣는 순간 지난 몇 년간 내가 애타게 찾던 길이 바로 이것임을 직감했습니다. 다행히 오래전 취득했던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자격증이 있어 전기기사 자격증 시험 응시 자격도 충족되었습니다. 하늘이 내게 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고자 마음을 먹은 후, 전기기사 취득을 위해 공부해야하는 필기시험 과목을 알아보니 전기자기학, 회로이론 및 제어공학, 전력공학, 전기기기, 전기설비기술기준, 전기응용 및 재료 등으로 전혀 생소한 용어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전기분야가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루는 학문이다 보니 수학적인 개념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었고 너무 어렵고 막연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길이 나의 길임을 직감한 나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나이 60이 넘은 비전공자가 전기기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했습니다. 인터넷 상으로 검색을 통하여 한솔아카데미를 알게 되었고, 교재를 살펴보니 글씨체가 크고 내가 공부하기에 적절하여 선택 하였습니다. 2023 완벽대비 전기기사필기 5주완성 교재를 구입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용어부터 생소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교재를 3회 완독하였습니다. 공부하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한솔아카데미 홈페이지에 문의를 하면 교재 집필 교수님들의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한솔아카데미의 강의를 활용하였더니 혼자서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직장생활과 병행하여 출퇴근 시간과 휴일을 이용하는 수험생활은 참으로 고단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할 수 있고 해내고 있음을 생각하니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틈만나면 앉아서 무작정 연필로 노트에 필기를 하면서 공부했습니다. 60대 중반의 나이로서는 비전공분야인 교재를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고 기억 속에 남는 것은 거의 없었기에 계속 반복하여 읽고 적으면서 어떻게든 머리에 집어넣도록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 하루를 시작하기 전인 새벽 5시 40분경 집을 나서서 한가로운 전철을 타고, 앉으면 졸릴 수 있으니 서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공부한 용어가 시간대별로 연상이 되어 암기가 좀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도시락도 준비하여 최대한 빨리 식사를 마치고 남은 시간은 역시 공부를 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퇴근 시간도 조절하여 지하철에 사람이 적은 시간을 활용하여 서서 공부를 하였고, 집에 도착하여 11시까지 그날 공부한 내용을 책을 덮고 스스로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처음엔 머리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어 정리할 내용이 없었으나 날이 가면서 기억의 능력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늘어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3년 제2회 전기산업기사 필기 시험에 합격을 하였고, 내일배움카드로 한솔아카데미 전기(산업)기사 실기(전기설비설계 및 운용) 과정을 수강하였습니다. 2023년 제3회 실기시험에 합격하여 전기 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이제 전기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김대호 교수님의 전기산업기사 실기 20개년 기출문제와 마인드맵을 통하여 참 재미있게 실기 준비를 하였습니다.
어려운 판단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막연한 미래를 불안해 할 것인가? 본격적으로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할 것인가? 결론은 쉬웠습니다. 하루 빨리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 앞날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978년 5월 1일 시작된 나의 전반부 직장생활은 2023년 10월 1일, 함께 일한 동료들의 축하와 그동안 만났던 선후배의 따뜻한 마음을 가슴 속에 되새기며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퇴직 후, 본격적인 전기기사 및 전기공사 시험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새벽 4시경 시작된 공부는 밤 11시까지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쉼 없이 계속 되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다 피곤하고 졸리면 서서 공부하였습니다. 그 노력에 대한 결과로 2024년 2월에 실시한 제1회 전기기사와 전기공사기사 필기시험에 모두 합격하였습니다. 필기시험을 보고 온 날 합격을 예감하고 전기기사 및 전기공사기사 실기시험 준비에 바로 들어갔습니다. 실기시험 접수를 하려다보니 전기기사와 전기공사기사 시험이 같은 시간에 실시되어 애석하게도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는 다음으로 미뤄야했습니다. 전기산업기사를 이미 취득하였기에 전기공사기사 실기시험에 먼저 응시하고, 다음기회에 전기기사 실기 시험을 보기로 나름 전략적으로 순서를 정하여 공부에 매진하였습니다. 2024년 4월 실시한 전기공사 실기시험은 집에서 연습문제를 풀 듯 편안한 마음으로 쉽게 문제를 풀었고, 결과는 높은 점수로 전기공사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전기기사 자격증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매일매일 변함없이 손에 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 하루 종일 연필로 노트에 필기하면서 생긴 중지 손가락의 두툼한 굳은살은 늙은 머리의 한계를 뛰어넘게 도와준 자랑스러운 상처이자 동시에 내가 얼마나 간절히 노력했는지 상기시켜주며 앞으로 더 나갈 수 있도록 채찍질해주는 동력입니다. 문제를 풀다 보면 머리로는 공식이나 정답이 생각이 잘 나지 않는데 손은 이미 문제를 풀고 있기도 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니 자칫 무력감과 야속함에 매몰되었을지 모를 나의 후반부 인생이 밝은 빛으로 물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술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였다면 희망 없는 노후 생활이 되었을 텐데, 곤충이 허물을 벗고 성충으로 자라듯 지금까지 나를 지탱했던 모든 것들을 훌훌 털고 전기분야 기술자격증으로 변신한 나는 건강히 허락되는 그날까지 보람찬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에 오늘도 희망찬 아침을 맞이합니다.
2024년 3회 전기기사 실기 시험에 합격하면서 나의 작은 소망을 이루어졌습니다. 전기기사 실기 시험준비 또한 전기기사 실기 20개년 기출문제를 김대호교수님께서 자세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설명해주시어 즐기면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한솔아카데미와 함께 한 지난 2년의 값진 삶은 내 생애에 최고의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드리라 사료됩니다. 나의 뒷모습을 따라 배우고 있는 사랑스러운 나의 3남매 자녀들에게 아버지로서 떳떳할 수 있어 뿌듯하고, 막연하고 불안했던 몇 년 전의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이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줄 수 있어 더욱 보람됨을 느낍니다.
삶이라 어제의 의미와 오늘의 의미 그리고 내일의 의미가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지금 이 시각이 갖는 의미 또한 매우 크리라 생각합니다. 나의 마지막 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목표를 세우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름다운 지구별 여행 참으로 행복한 시간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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